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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까, 맨딩, 깡벌 모두 필요하지만…
저자:  이광훈 조회: 3237 발행 일자: 04.11.2008 카테고리: Religion


19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스펜서(Herbert Spencer, 1820-1903)는 1864년 그의 저서 ‘생물학의 원리’에서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멸망 한다”는 그 유명한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법칙’을 천명했다. 이 법칙은 비단 동물의 세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강자 앞에 약자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거린다”고 하지만 이미 발에 무참히 밟힌 지렁이가 꿈틀거려봤댔자 살아날 가망은 전혀 없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사람들은 강자가 되려고 아등바등 거리며 죽기살기로 일을 한다. 특히 이민자들의 삶 속에는 적자생존을 위한 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사실 성공적인 인생을 위해서는 '대충대충’ 이라는 말이 허용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인생을 역전 시키는 3대 정신을 이야기했다. 첫째는 ‘죽까’ 정신, 곧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정신이다. 자연재해나 질병, 가난과 같은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에 직면할 때, 이 ‘죽까’ 정신을 발휘하면 분명 효력이 있을 것이다. 둘째는 ‘맨딩’ 정신, 곧 ‘맨 땅에 헤딩하기’ 정신이다. 이 정신은 무슨 일이든 자신감을 갖고 덤빌 것을 요구한다. 자신에게 ‘넌 잘 해 낼 수 있어!’ 자꾸만 되뇌이면 성공이 보장되지만, ‘넌 틀렸어. 네 주제에 뭘 해’하면서 자꾸만 자신을 쪼그라뜨리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 ‘깡벌’ 정신, 곧 ‘깡다구 있게 벌떡 일어서기’ 정신이다. 이것은 설혹 넘어져도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정신이다. 인생의 링에서 때로 넘어져도 완전히 주저앉지(knockout) 않고 다시 일어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적자생존의 법칙 하에서 죽기살기로 성공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우리 삶은 그 얼마나 고단한가! 경우에 따라서는 ‘죽까’ 정신, ‘맨딩’ 정신, ‘깡벌’ 정신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신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인생 역전을 이루어 성공의 찬가를 부른다고 그것이 전부일까? 죽기살기로 나는 성공했지만 주변에는 패자들이 뼈아픈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적자생존의 원리를 적용한다면, 갑의 성공은 다분히 을의 실패를 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승자가 단순히 패자의 못남을 탓하며 매몰차게 그의 눈물을 외면해 버린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승자는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죽기살기로 세상에서 성공하라고 부름 받은 사람이 아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는 바울의 선언은 죽기살기식의 성공주의를 표방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 때문에 모든 궁핍과 비천을 기꺼이 껴안을 수 있음을 고백한 것이다. 그렇다고 믿음의 세계에서 실패자의 삶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승자가 패자의 눈물을 헤아려 그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다. 나의 성공 뒤에는 남의 실패가 있음을 알고 패자를 향해 너그러움을 보여준다면 우리네 삶은 한결 따스해질 것이다. 내가 지금 행복의 웃음을 머금고 있는 이 순간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린 가슴으로 비탄의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음을 결코 잊지 말자.

성마가 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703-276-8018 / stmarkum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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